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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맛집

힐링 여행 부산 웃고 떠들고.

by gminlee 2025. 4. 12.

물결처럼 부드럽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도시, 부산.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이곳에서의 23일은 쫓기듯 살아온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오랜 지인 세 여자와 함께 떠난 부산.

 

첫째 날, 며칠 전부터 설렘으로 잠을 설친 덕에 아침부터 지각할까 노심초사하며 서울역에 도착했다. 분비는 인파 속에서 우왕 좌왕하며 기차에 안착 후 수다를 떠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역을 우리를 반긴다.

서울역에서의 분주함과 별반 다를 것 없었지만 이곳은 왠지 낭만이 있어 보였다. 복닥거림 속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광안리 할매재첩국으로 고고. 재첩국 한 상이 나를 기다린다.

시원한 재첩국 국물과 케일쌈, 멸치젓 최고의 조합

 

 

 

배를 든든히 채우니 광활한 광안리 앞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의 풍경에 마음이 탁 트였다. 따뜻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파도

광안리 앞바다에 젊음이 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바다 조망이 멋진 카페에 겨우 자리를 잡아 앉았다.

경치와 커피 맛이 좋다고 소문난 곳이라 자리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광안리 해변을 바라보며 핫한 카페에서의 여유

 

광안리 바닷가를 시원하게 볼 수 있는 리코리카 커피맛 굿

 

4월의 살랑살랑 봄바람이 커피 향과 함께 코끝을 행복하게 한다.

잘생긴 매니저의 친절이 힐링에 한몫한다..

도시의 찌든 심신이 드넓은 바다와 멋진 건축물에서 위로받는다.

부산을 방문한 지 30여 만이니 이곳은 부산인가 싶을 정도로 많이 변해 있었다.

웃고 떠들고 사진 찍고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힐 새도 없이 이제 숙소로 향한다. 차량을 대여 하는 것보다는 택시를 택했다. 그러니 네 여자의 수다는 끊이질 않는다. 즐겁다. 한껏 들뜸이 가라앉지 않는다.

차창 밖의 벚꽃 잔치가 들뜸을 더 부추긴다. 도심 속에서도 자주 보던 벚꽃도 이곳에서는 더욱 빛을 내는 듯했다.

 

드디어 숙소 도착

널찍한 레지던스 숙소가 여행을 한껏 들뜨게 한다. 멋지다.

여자들이라 숙소의 곳곳을 살피며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며 재잘거린다..

45층이 주는 두려움은 어디로 갔나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환

엘시티 레지던스호텔
호텔에서 바라본 항구

 

웃고 떠들다 보니 저녁 밥때가 찾아왔다. 저녁 식사 준비를 안 해도 되고 가족들을 위해 무언가 분주해야 할 이 시간에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임에 모두 행복해한다..

 

해운대의 감포 가자미 횟집.

조금은 생소한 메뉴이지만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은 이후 감탄의 연속이다..

먹고 먹고 또 먹고 완전 클리어 남김없이 먹었다. 먹는 방송에서 보던 연예인 리액션이 이곳에서 연발

해운대 감포가자미회 그냥 맛있다

 

맥주 한잔을 걸치고 해운대의 첫날 밤을 맞이한다.

 

둘째 날은 좀 더 느리게 여유를 누리자 했지만 떠오르는 아침 해의 강렬함에 모두 이른 아침을 맞이했다. 간단한 아침 식사에도 행복하다. 점심때는 우아하게 보내자며 미리 예약해 둔 아난티 부산 커브 다모임에서 우아한 점심을 하기로 했다. 호텔 이름도 길고 나이가 들면서 긴 이름이 입에 잘 붙지를 않아 싫어진다. 그래서 이하 아난티로 호칭하기로 한다..

식사 전에 둘러본 풍경이 우리를 한껏 들뜨게 한다. 바닷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며 깔깔대고 한바탕 웃어본다. 이렇게 즐거운 것을 왜 못하고 살았는지 후회도 해본다.

 

아난티  정원에서 한컷

빨강 양산이 한껏 멋져보인다. 아난티 정원에서

 

 

한참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찍고 웃고 수다 떨다보니 예약시간이 되었다.

호텔 뷔페식당다모임으로 입장!!

 

 

 

 

어깨가 뒤로 젖혀지도록 먹다 보니 점심시간도 마칠 시간이란다. 행복한 식사시간이었다.

뷔페 식당 다모임의 모습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해궁용궁사라는 절을 방문하였다. ~~~모든 관광객이 여기 다 모여있는 듯했다.

소원 걸이를 층계난간에 걸어놓은 것도 장관이었다. 사람이 많으니 조심조심 얼른 보고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마음이 통했을까 모두 서둘러 용궁사를 탈출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안전이 걱정되기도 하였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 기사님의 센스로 부산의 벚꽃 명소라는 달맞이길을 드라이브했다.

기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흔하게 보는 이 계절의 벚꽃이건만 이리도 아름다울까 싶다.

둘째 날 저녁은 해운대시장의 분식집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들을 사 와서 숙소에서 간단하게 하기로 했다. 점심이 너무 만족스러운 호사였기에 모두들 저녁 생각이 많이 없었다.

 

셋째 날 숙소에서 두 번째 밤을 보내고 아침이 돌아옴을 아쉬워했다. 이리도 멋진 숙소에서의 호사도 이제는 안녕을 해야 할 시간이었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진짜 힐링을 하였다. 급하지도 않고 그냥 그냥 여유롭게.

오전에 체크아웃하고 세계에서 제일 높은 그곳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기로 했다.

100층 전망대에서 부산의 모습을 구경하면서99층으로 내려오자 스벅이 있었다.

 

엘시티 전망대(100층)에서 바라본 동백섬의 모습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다는 스타벅스

 

항상 기대가 크면 실망도 따르는 법 생각보다 협소하여 실망은 했지만 나름 좋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

맛난 샌드위치와 커피 한 잔의 즐거움 이것이 진정 힐링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

3일을 계속 수다를 떨었는데 아직도 할 말들이 많이 남아 있는듯하다. 실컷 수다를 떨고 힐링하며 여행을 하다 보니 퇴직 후의 막막함, 서운함도 치유가 되는 듯하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99층과도 이별해야겠다. 이제 부산역으로 출발하여 역 주변에서 돼지국밥을 먹기로 했다. 종종 먹던 순댓국과 무슨 차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깔끔한 맛이 아주 좋았다. 아삭거리는 까두기와 싱싱한 겉절이는 잊지 못할 맛이다.

 

 

23일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부산은 내게 긴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꼭 어디를 가야 하고, 뭘 봐야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생각을 비우고 천천히 걷고, 멈추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었다. 언제든 다시 떠나고 싶어지는, 나만의 안식처 같은 도시. 부산은 그렇게 내 마음속에 고요하게 머물렀다. 함께 해준 친구들과의 행복한 시간이 벌써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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